인애농원 가족 농촌봉사2026년 10월 11일, 온 가족이 가을 들녘으로

흙 묻은 손으로, 가을을 땄어요

엄마 아빠와 나란히 장갑을 끼고, 작은 손길 하나에도 생명을 살리는 뜻이 있음을 배운 하루

파란 가을 하늘 아래 ‘성빈센트청소년회 자원봉사단’ 현수막을 앞에 두고 계단에 모여 찍은 단체사진엄마 아빠도 함께, 가족봉사단 다 모였다!
2026년 10월 11일 주일인애농원 가족봉사포도밭 덮개 깔기 · 배 수확 · 밭 돌보기

5월에 풀을 뽑던 그 농원에, 가을이 되어 다시 왔습니다.

이번에는 엄마 아빠와 함께, 온 가족이 같이요.

장갑을 끼기 전에 먼저, 교육영상 「봉사의 의미」를 마음에 담았어요.

그리고 하루 종일, 그 문장들을 몸으로 따라 써 보았습니다.

밭에 서 보면 알게 되는 것

농촌은, 우리 밥상이 시작되는 곳

밥상의 시작밥 한 그릇, 과일 한 알이 모두 흙에서 자라요
기다림의 시간씨앗에서 열매까지, 햇빛과 비를 기다려요
여럿의 손길넓은 밭도 함께하면 한나절이면 돼요
고마운 마음농부의 땀을 알고 나면 한 입이 달라져요

늘 마트 진열대에서 만나던 배 한 알. 오늘은 그 한 알이 자라는 자리에 직접 섰습니다.

교육영상 「봉사의 의미」 첫 장면“인애농원에 오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첫 번째 장

생명을 살리고, 생명을 나누는 곳

가족과 나란히 조끼를 입고, 물을 나눠 들고 농원 길을 걸었어요.

비늘구름이 가득한 하늘 아래, 나무 문패가 먼저 반겨 줍니다.

영상의 첫 인사가 정말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봉사단 조끼를 입고 생수를 나눠 든 채 농원으로 걸어가는 청소년들물은 내가 들게, 같이 가자!
비늘구름 가득한 하늘 아래 인애농원 철문으로 들어서는 청소년들의 뒷모습문을 지나, 농원 안으로
철문 옆에 세워진 ‘인애농원’ 나무 문패다시 만난 문패, 안녕!
구름 낀 하늘 아래 펼쳐진 인애농원의 가을 들판농원의 10월 풍경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코 16,15

인애농원은 흙과 작물만 사는 곳이 아니래요. 지렁이와 곤충,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까지 서로의 생명을 존중하며 함께 숨 쉬는 터전입니다.

교육영상 「봉사의 의미」에서“코스모스는 예쁜 꽃으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 장

코스모스가 가르쳐 주는 ‘함께 살아가는 법’

영상에서 본 코스모스가 길가에 정말 피어 있었어요.

해충을 밭 바깥으로 이끌고, 거센 바람을 누그러뜨리고,

무당벌레 같은 천적에게 머물 자리를 내어 준다는 꽃.

죽여 없애는 대신, 서로 공존할 자리를 만들어 줍니다.

알고 나서 다시 보니, 꽃이 아니라 선생님 같았어요.

가을 하늘 아래 길가에 가득 핀 분홍 코스모스밭을 지키는 분홍 울타리
코스모스가 핀 길을 따라 줄지어 걸어가는 청소년들코스모스 옆을 지나, 오늘의 일터로
교육영상 「봉사의 의미」에서“농사는 생명이 살아갈 자리를 돌보는 일”
세 번째 장

지배자가 아니라, 창조의 동반자

아이도 어른도 노란 상자에 나란히 앉아 수녀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어요.

이곳은 수확량보다 흙의 자생력을 먼저 생각합니다.

화학 제초제도, 살충제도, 화학 비료도 없이 비와 바람과 햇빛을 기다려요.

사람은 자연을 다스리는 주인이 아니라, 함께 돌보고 가꾸는 동반자니까요.

지붕 아래 노란 상자에 앉아 마이크를 든 수녀님의 이야기를 듣는 청소년들수녀님, 잘 들을게요
노란 상자에 앉아 이야기를 듣는 청소년들아이도 어른도, 귀는 쫑긋
수녀님들을 바라보며 둘러앉은 봉사단의 뒷모습다 같이 한 곳을 바라보며
“내 아버지는 농부이시다.”요한 15,1
그렇다면, 우리가 이곳에서 나누는 것은 무엇일까요?

내가 가진 것을 생명에게 건넵니다

시간힘땀정성생명

시간을 내어놓고, 내 몸의 힘과 노력을 내어놓고, 땀과 정성을 나눕니다.

누군가의 일거리를 대신하는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생명에게 건네는 ‘나눔’이에요.

이제, 장갑을 낄 시간

“작은 손길 하나에도 생명을 살리는 뜻이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보탠 손길은 세 가지. 하나씩 그 뜻을 따라가 볼게요.

손길 하나 · 포도밭

흙에게 덮어 주는 까만 이불

제초제를 쓰지 않는 밭은 풀과 다르게 지내는 법을 찾아야 해요.

그래서 잎을 떨군 포도나무 아래, 길게 덮개를 깔았습니다.

부모님과 아이가 짝을 지어 쫙 펴고, 무릎을 꿇고 손바닥으로 꾹꾹.

망치로 핀을 박아 바람에 날리지 않게 붙잡았어요.

포도밭에서 무릎을 꿇고 까만 덮개를 손바닥으로 눌러 펴는 두 사람둘이서 꾹꾹, 주름 없이!
밀짚모자를 쓴 농부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 청소년들먼저 잘 보고 배우기
농부 선생님과 나란히 앉아 덮개 가장자리를 고정하는 청소년선생님 옆에서 한 수 배워요
고무망치로 덮개에 핀을 박는 청소년망치질은 나한테 맡겨
포도나무 줄을 따라 길게 깔린 까만 덮개우리가 깐 길, 저 끝까지!
덮개 두루마리를 사이에 두고 농부 선생님과 이야기하는 청소년들
포도나무 옆에서 덮개를 손으로 눌러 펴는 청소년
초록 모자를 쓰고 덮개 가장자리에 핀을 박는 청소년
포도나무 밑동 둘레의 덮개를 정리하는 봉사자
작은 손길 하나흙을 덮어 주는 일제초제 없이도 수분을 지키고, 흙이 스스로 숨 쉬게 합니다.
손길 둘 · 배 과수원

봉지 속에서 익은 한 해의 결실

5월에 가지를 살피던 그 과수원에, 배가 주렁주렁 달렸어요.

봄부터 가을까지 내린 햇빛과 비와 바람이 봉지마다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까치발을 들고 팔을 쭉 뻗어, 상하지 않게 살살 땄어요.

두 손에 올려 보니 생각보다 훨씬 묵직했습니다.

배나무 아래에서 장갑 낀 손을 뻗어 봉지에 싸인 배를 따는 청소년조심조심, 집중!
초록 잎이 우거진 배나무 아래에서 팔을 뻗어 배를 따는 청소년저 위에 있는 것까지
배나무 아래에서 저마다 팔을 뻗어 배를 따는 청소년들다 같이 팔을 쭉!
흰 목장갑을 낀 두 손으로 봉지에 싸인 배를 감싸 쥔 모습두 손으로 감싸서
배나무 아래에 나란히 서서 배를 따는 두 사람나란히 서서 하나씩
사다리에 올라 높은 가지의 배를 따는 청소년
봉지에 싸인 배가 달린 가지 아래에서 두 손을 뻗는 청소년
밀짚모자를 등에 걸고 가지 위의 배를 따는 청소년
딴 배를 노란 상자 쪽으로 조심스럽게 건네는 청소년딴 배는 손에서 손으로
노란 상자 둘레에 모여 딴 배를 담는 봉사단상자가 차곡차곡 차올라요
봉지에 싸인 큼직한 배를 두 손에 올려 내밀어 보이는 청소년
딴 배를 카메라 앞으로 내밀어 보이는 세 사람
배 과수원에서 딴 배를 하나씩 들고 웃는 두 사람
배나무 사이에서 딴 배를 들고 선 세 사람
과수원에서 배를 안고 브이를 그리는 두 친구
배나무 그늘 아래에서 배를 들고 나란히 선 두 사람
한 손 위에 올려놓은 노랗게 익은 배 네 알햇빛이 만든 색
과수원에서 배 한 조각을 맛보는 청소년한 입 먹어 보니, 달다!
작은 손길 하나수확하는 일한 해의 햇빛과 비와 바람이 만든 결실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손길 셋 · 밭

허리를 숙여, 뿌리가 자랄 길을

마지막은 너른 밭. 허리를 숙이고 돌을 하나하나 골라냈어요.

손에 쥐면 한 줌도 안 되는 일이지만, 다음에 심길 작물에게는 길을 열어 주는 일입니다.

밭에서 허리를 숙이거나 쪼그려 앉아 흙을 살피는 청소년들여기도 하나, 저기도 하나
너른 밭에서 허리를 깊이 숙여 손을 뻗는 청소년허리는 아파도 끝까지
단풍나무 옆 밭에서 허리를 숙여 흙을 고르는 청소년장갑 낀 손으로 살살
파란 하늘 아래 너른 밭 한가운데에서 허리를 숙인 청소년이 넓은 밭을, 한 걸음씩
작은 손길 하나돌 하나를 골라내는 일작물의 뿌리가 자랄 길을 열어 줍니다.
쉬어 가는 장

쉬고, 먹고, 글로 남긴 하루

땀 흘린 뒤에는 노란 상자를 식탁 삼아 둘러앉았어요.

같이 땀 흘린 가족과 먹는 간식은 언제나 꿀맛.

그리고 오늘 느낀 것을 소감문에 꾹꾹 눌러 적었습니다.

지붕 아래에서 간식을 먹다 카메라를 보고 브이를 그리며 웃는 사람들일하고 먹는 간식이 제일!
노란 상자를 식탁 삼아 둘러앉아 간식을 먹는 청소년들상자 식탁에 둘러앉아
상자에 걸터앉아 간식을 나눠 먹으며 웃는 세 사람나눠 먹으면 더 맛있어
간식 그릇을 앞에 두고 브이를 그리는 세 사람오늘도 수고했어, 브이!
긴 탁자에 줄지어 앉아 소감문을 쓰는 청소년들다 같이 쓰는 중
탁자에 나란히 앉아 소감문을 적는 두 사람오늘을 한 줄씩
탁자에 앉아 소감문을 쓰는 데 집중한 청소년들생각을 고르고 골라
함께한 장 · 가족

나란히 보탠 손길, 가족이라 더 든든한

집에서는 엄마 아빠가 나를 돌봐 주지만,

오늘은 온 가족이 나란히 서서 흙과 나무를 돌봤어요.

같은 나무 아래에서 같은 배를 따고, 같은 상자에 걸터앉아 쉬었습니다.

시간과 땀을 내어놓는 일도, 함께하니 훨씬 가벼웠어요.

배 과수원에서 딴 배를 한 아름 안고 나란히 선 어른과 아이같이 딴 배, 한 아름!
배를 볼에 대고 장난스럽게 웃는 두 사람배만큼 환한 얼굴
상자에 걸터앉아 쉬며 카메라를 보고 웃는 어른들부모님도 오늘은 봉사단
지붕 아래 노란 상자에 둥글게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노란 상자에 둥글게 앉아, 오늘을 나눈 시간
그래서 인애농원에서의 일은 ‘노동’을 넘어섭니다

“우리는 흙을 돌보면서 우리 자신도 다시 살아나는 것을 경험합니다”

내 시간과 정성을 나누고, 내 몸의 힘과 땀을 나누고, 생명을 살리는 일에 내 손을 보태는 것.

생명과 생명이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내어 주는 시간이었습니다.

높고 파란 하늘 아래 ‘성빈센트청소년회 자원봉사단’ 현수막과 함께 찍은 단체사진오늘 손을 보탠 가족들, 한자리에
영상의 마지막 문장처럼

손길 하나하나가 살아 있는 기도가 되어

오늘 우리가 내어놓은 시간과 노력, 땀과 정성이 이 땅의 생명을 살리는 힘이 되기를.

따뜻하게 맞아 주신 인애농원 수녀님들, 함께해 주신 부모님들, 고맙습니다.

둘째 · 넷째 주 주일 오후 1시, 빈청에서 만나요
손을 흔드는 빈청 마스코트 서빈이